지금의 인사동 거리는 종로 2가에서부터 인사동을 지나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 사거리까지를 말합니다. 그러나 옛날의 인사동 길은 관훈동까지 올라가지 않고 종로 길에서 인사동 네거리, 즉 태화관 길과 만나는 곳까지였습니다.
아주 옛날에는 큰 전통 한옥이 많았다고 전해지며 그 후 고미슬품과 고서적을 취급하는 상인과 호랑들이 많아지고 한국을 대표하는 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7년정도 전부터 인사동은 조금 이상한 모양을 띄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다인들이 등을 돌리고, 도자를 하는 무리들이 인사동이 변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실제로 2002년도 즈음에 방문 했을때, 인사동의 느낌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거리라고 부르기에는 이름 모를 인도향과 국적 불명의 관광 상품들을 판매하는 어설픈 시장 같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찾아본 인사동은 그런 혼동기를 거치고 나서 다시 약간 정돈되어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현재와 과거를 같이 머물고 있는 사람들 부터 순수 현대인들까지. 한 거리에서 한국 문화를 찾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차나 다기들 보다 젊은 친구들이 TV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모습들을 재현하고, 그를 통해 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상점들이 늘어나고, 꼭 한국적 정서만이 아니라 문화의 거리로써 예전보다 많아진 갤러리, 문화 전시회등이 눈에 띄었고 들락 거리는 젊은 친구들을 타겟으로 하여 길거리 음악공연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출입하는 만큼 저녁에는 술자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술집들이 즐비해집니다. 한국 주막이라고 부르기는 뭐하지만, 요즘처럼 일본의 선술집을 흉내낸 술집들이 많아지는 것이 비해 인사동은 조금 더 우리에게 익숙한 술집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술집이 한국적이다.. 라고 하는 느낌은 오지 않았습니다만..
길을 지나다가 가장 마음이 아팠던것은 오랫동안 한족 귓퉁이에서 우리나라 자기들을 판매하고 있는 한 아줌마와 아들이었습니다. 물론 생활자기가 주였기 때문에 요즘 처럼 마트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활자기가 인사동이라고 하더라도 특별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며, 젊은이들에게 흥미를 끌지 못하는 상품 군과 노점상이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그래도 인사동에서 이런 생활자기가 환영 받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디서 이런 생활 자기들을 판매 할 수 있을지..
예전에 초기 쌈지길에 있던 옹기나, 천연 염색, 한복등의 한국적 이미지를 가진 상점들은 결국 다 사라지고 지금은 문화 체험이나 커피점 같은 젊은이들이 향유할수 있는 상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난한 예술을 논하는 젊은이들이 길거리에 들어와서 그나마 인사동의 체면을 채워주는 정도였죠,
노점상의 여주인과 초기 쌈지길의 도공들, 염색공들.. 그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사동에서 편하기 쉬지 못하고 또 자신이 사랑하는 일들을 끝까지 인사동이라는 곳에서 하지 못하고 다른 상인들에게 밀려 나게 된것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조금 야속해 지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둘 떠나갔던 찻집들이 인사동의 메인스트림에서 조금 외진곳이긴 하지만, 다시 돌아와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모습이 그래도 인사동은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젊은이들을 외면하던 그런 모습의 찻집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조금 현대적인 감각에 차와 한국 문화를 적절히 섞어서 조그마하게 만들어 놓은 찻집들은 그 늦은 밤에도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었으니깐요.
간혹 중국집인지, 술집인지 구분이 안가는 찻집들이 눈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래도 깨끗한 현대적인 커피숖 분위기의 찻집들은 보기 좋더군요.
인사동을 떠나면서 마지막에 한 노점상이 앞으로 올 인사동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노점상의 주인을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개인 공방을 가지고 다완과 차도구들을 집적 제작해서 인사동에 와서 파는 모양이었습니다. 다완들도 살짝 들여다 봤는데 적절한 몸체와 구색을 갖추고 있었고 색상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젊은 도공이 운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아무래도 젊은 친구가 운영해서인지 같은 노점상이라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로 조명을 비추고 적절히 디스플레이 해놓은 다도구들이 비록 차를 모르는 행인들이지만 한번 쯔음 그 노점상 앞에 멈추게 만들더군요.
극 소수 였지만, 인사동을 떠났던 문화가 다시 젊은 친구들을 통해 돌아 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젊은 도공과 예술인들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전통과 현대 문화 사이에서 진화를 거친 그들의 예술품들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언젠가 인사동에서 국적 불명의 이상한 물건들이 사라지고 인사동이라는 이름에 걸 맞도록 좀 더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